# 실검 폐지 3개월, 아직도 진행 중인 논란

국내 포털 업계 1위 네이버가 실시간 검색어를 지난 2월 25일 기준으로 폐지하였습니다. 2005년 5월 첫 도입 이후 실검서비스가 16년만에 서비스를 종료하고 사라졌습니다. 어느덧 3개월이 넘어 실검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지 정리해보려 합니다.

네이버에서는 실시간 검색어의 폐지 이유를 정보의 다양성 확보 차원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폐지 이전에 다음의 실시간 이슈 검색어 서비스도 종료되었습니다. 이유는 앞서 네이버에서 이야기한 정보의 다양성 확보 차원이라는 점과 일맥상통합니다. 실제로 콘텐츠를 제공하던 공급자의 중심에서 콘텐츠를 선택하고 소비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있는점은 분명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이런 부분이라는걸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가 사라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그 사정을 들여다보면 폐지를 말할 수 밖에 없던 것 같기도 합니다. 네이버에 앞서 실시간 검색어를 폐지했던 카카오의 경우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결과의 반영이 아닌 현상의 시작점이 돼버렸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자연스러운 관심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결과가 아닌 그 시작점이 되었다는 말은 실시간 검색어의 현 문제점을 딱집어 요약했다고 해도 맞을 것입니다.

초기 실시간 검색어는 다양한 사회의 이슈를 빠르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에게 좋은 서비스였습니다. 실시간 검색어는 이용자들이 검색창에 입력하는 검색어를 데이터화 해 입력 횟수의 증가 비율이 큰 검색어를 순위로 매겨져 노출되는 서비스 입니다. 많은 사람이 검색한 정보가 다른 사람에게도 가치가 있는 정보라는 관점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실시간 검색어는 포털사이트가 성장하며 영향력도 성장했고, 현재 어떤 이슈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지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긍정적인 부분과 논란의 모습 모두를 보여주었습니다. 긍정적인 영향력의 한 가지예로 지진이나 태풍 등 재난 상황을 알려주거나, 그날의 주요 소식을 전해주기도 했습니다.

화제성이 있는 만큼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실검을 정치적 목적으로 특정 검색어를 순위에 올리는 일도 발생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두고 벌어진 실검 전쟁입니다. 이런 논란의 발생으로 포털은 여론조작의 방법과 접근성에 대해 설전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기업들의 상업적인 목적으로 인기 검색어를 작업하는 일도 비일비재했습니다. 특정 기업들은 자신들이 내세운 특정 키워드가 실검 순위에 노출되면 각종 쿠폰이나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실검 순위에 오르면 사용자의 호기시을 자극할 수 있고, 관심이 없던 소비자들도 해당 키워드로 유입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실검이 본연의 목적을 잃고 광고판이 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많이 있었습니다.

종료가 된 지금도 많은 찬성과 반대로 설전이 오가며 논란이 되는 등 지금까지도 실검의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검의 편리함과 트렌디함 때문에 아직까지 실검서비스를 하고 있는 네이트와 줌 등 대체채를 찾아 이동하는 사용자도 있습니다. 실제로 네이버 실검이 폐지된 이후 한달 사이 네이트와 줌은 각각 28%와 56% 사용자가 늘었습니다. 대중의 관심사를 확인하고 싶은 수요는 여전하고 이런 이유로 대체 플랫폼의 유입증가로 이어졌다고 시장에서 해석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서비스의 중단으로 또 다른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네이트 판이나 블라인드 앱과 같이 익명성 아래 공론화 되는 사건들을 보면 이런 부작용에 대비가 있어야 한다는 점도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이야기가 오고가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 선택적으로 정보를 소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물론 즉각적인 정보를 소비하는 이용자가 활용할 서비스가 빠른 시일내 선보였으면 합니다.